[기후변화와 인문학 블로그#2]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기후 변화

지난 포스팅에서는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후변화와 인문학 스터디가 시작되었는지를 다루었습니다. 이번부터는 본격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공부를 했는지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을 확인하시려면!

https://www.bigwave4cc.org/post/기후변화와-인문학-블로그-1-기후위기-시대에-살아가는-청년들의-슬기로운-질문들


인문학 스터디의 첫번째 주제는 역사였습니다. 역사를 처음으로 다룬 이유는 무엇이든 과거를 살펴봐야 한다는 막연한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제기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은 곧바로 실천과 문제 해결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 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정리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1) 기후변화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인가, 아니면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가?


2) 최근의 기후변화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인가, 아니면 자연적인 변화인가?


3)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의 위기까지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멸종 이후에

인간이 다시 살게 된 사례는 없는가? 또 인류는 어떠한 원인으로 멸종을 맞이하게 되었는가?


스터디의 내용은 1)이 주를 이루었고 2)와 3)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3)과 관련해서, 인류의 출현 이전에도 주기적으로 대멸종이 있었습니다. 빙하기, 운석 충돌, 대규모 화산 폭발 등이 원인이 되어 멸종하고 다시 새로운 종이 생존하기를 반복했습니다. 2)와 관련해서, 기후의 변화에는 자연적인 원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구는 자전할 때 기울기가 약간씩 변하고, 공전할 때 궤도가 약간씩 변하는데 이에 따라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받는 태양의 복사에너지 양이 변하면서 주기적으로 빙하기가 생겨 기후가 변화해왔습니다.

인류가 출현한 이후부터는 자연보다는 인간의 활동이 기후의 변화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1)로 연결되면서 기후변화가 단지 최근만의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에 개입한 이래로 계속 발생해왔음을 말해줍니다. 그 중에서도 1차 혁명과 2차 혁명이라 불리는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이 주요한 기점이 되었습니다.


농업과 기후변화


흔히 농경은 문명 발전의 조건이자 척도로 인식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농업은 여러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농업은 노동량과 시간을 매우 많이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한정된 종류의 작물을 재배하므로 다양한 영양소 섭취가 어렵습니다. 또한 흉년으로 기근이 발생하거나 보관 과정에서 음식이 버려질 수 있어서 식량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반면 수렵과 채집의 경우, 광범위한 식량 자원을 얻을 수 있었고 음식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여가 시간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농업의 장점이 있다면 좀 더 작은 땅에서 많은 식량을 집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자연에서 바로 식량을 획득하기보다 인공적으로 식량을 생산해내는 방식인 농업은 전반적인 환경, 특히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먼저 땅을 개간하기 위하여 삼림을 파괴하면서 이산화탄소 양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농사는 물의 사용이 필수적인데 물을 이용하는 관개는 인공습지에서 자라난 초목이 죽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메탄을 다량 배출하게 됩니다. 농사일을 돕는 가축의 사육, 가축이 발생시키는 가스, 농지 확보를 위한 숲과 초목의 연소도 메탄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농업이 몇천년에 걸쳐 이루어짐으로써 시간적 축적이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농업으로 인한 이산화탄소나 메탄의 배출은 초기에는 미미한 영향이었을지 모르나 장기간 축적되면서 기후변화를 발생시켰습니다.


산업과 기후변화


농업이 일정 정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혁명이 끼친 영향에 비할 바는 못 됩니다. 산업혁명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하고, 또 이산화황이 배출되어 산성비가 내렸습니다.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배기가스도 증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타 중금속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했습니다. 지금은 대체 물질이 개발되어 사용하지 않지만 스프레이와 에어컨에 많이 사용하던 프레온가스에서 나오는 CFC(염화플루오린화탄소)는 오존층을 파괴시켰습니다.

지난 100여년 간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전례없이 증가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1950년대 이후 자본주의 소비사회로 진입하면서 생긴 변화는 더욱 큽니다. 1976년에서 2000년 사이의 지구 온도의 총증가율은 1861년 이래의 총증가율의 3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장애물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지구 온도의 상승에 자연적 변화나 농업보다 산업이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그러나 몇 가지 장애물이 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선 선진국과 개도국의 형평성 문제가 있습니다. 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산업은 제지하는 것이 맞지만 아직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에게 무조건 산업 발전을 늦추거나 멈추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각종 이해관계입니다. 산업혁명 시기의 생산 방식은 여전히 많은 기업에게 부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는 서아시아에서는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산업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체감할 수 없는 온난화 문제를 위해 이윤을 희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만연하여 어쩌면 앞의 두 가지보다 더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는, 소비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입니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적임에도 마치 지구가 1.5개인 것처럼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다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우리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역사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미하든 폭발적이든 인간의 활동은 지구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CFC로 인한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서 국제 사회가 합의를 이루어 CFC의 사용을 중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전례 없는 ‘인류세’의 시대에 인간은 과거의 역사를 참조점으로 삼아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참고문헌 & 더 읽을거리


- 윌리엄 러디먼 저, 김홍옥 역, 2017,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에코리브르

- 클라이브 폰팅 저, 이진아·김정민 역, 2019, 『녹색세계사』, 민음사

- 피터 브래넌 저, 김미선 역, 2019, 『대멸종연대기』,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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