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um Posts

Ranhee Kim
Dec 31, 2019
In Act
희망찬 미래를 위한 새해 다짐과 같은 전형적인 신년 인사를 전해야만 할 거 같은 1월 1일이지만, 미래가 아닌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빅웨이브 이름으로 COP25 참관이라는 감사한 기회가 주어진만큼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나누고 싶었다. 7일 동안COP25 회의장에서 내가 경험한 다양한 분위기를 공유하도록 하겠다. 먼저 부대행사장(Side Event)에서는 회의장에서 주로 다뤄지지 않은 의제들인 젠더, 토착민, 청년 등에 대한 주제들이 다양한 기관을 통해 다뤄졌다. 국가를 대표하는 협상단이 아닌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라서 그런지 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인 발언보다는 선한 의지가 느껴지는 발언들이 오고 갔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코스타리카에서 온 소녀가 취약계층의 인권 존중을 호소하는 발언을 자국어인 스페인어로 진행하였다는 점이다. 옆에서 바로 영어로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을 통해 전해들은 그 소녀의 뜻에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인권을 다루는 행사장인만큼 로컬 언어로 진심을 전하고 싶어함이 느껴졌다. 이처럼 모국어로 발언하고 영어로 즉석에서 통역해주는 모습을 부대행사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COP25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협상장에서 느낀 점을 공유해보자면, Article6 회의장 모두를 참관한 건 아니지만 1주차 마지막 날에 참관한 Article6(시장메커니즘) 협상장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는 human right였다. 군서도서국을 비롯한 개도국은 인권 또한 UN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임을 주장하며 인권을 결정문 초안에 명시하는 것을 주장하였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의 반대에 부딪혀 많은 논쟁이 오고 갔다. 결국 예정됐던 2주차 월요일까지 SBSTA 실무단 회의가 합의를 보지 못 하였고 CMA2로 넘기겠단 결론으로 Article6에 논의를 마쳤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번 COP25에서도 Article6에 대해서는 미결정의 상태로 내년으로 미뤄졌다. 실무적인 사안을 다루는 만큼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회의인 반면, informal consultation과 같이 비공식적인 회의장에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도 존재했다. 비공식 회의장에서는 회의 도중 각 국가별 그룹 간에 조용히 모여 논의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런 논의를 하느라 회의 진행 사항을 미처 따라가지 못 해 맥락과 다른 부분을 발언하는 가벼운 실수 또한 접할 수 있었다. 협상 대표단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네트워킹을 통해서는, 멋진 분들은 많이 만나 뵙고 시각을 확장할 수 있는 경험을 하였다. 빅웨이브 청년 단체의 이름으로 그 자리에 함께 한 만큼 다른 국가의 다양한 청년단체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갖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같은 EIG 그룹인 스위스 CC Youth 단체를 만나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과 단체의 청년을 만나 서로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고충을 나누며 각오를 다지는 값진 시간들을 함께 했다. 우린 역시 모두 같은 청년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여기서 만난 분들과의 인연이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빅웨이브와 함께 지속되는 인연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나름 개인적으로는 부대행사와 협상장 모두 균등하게 참가하려고 노력했는데, 회의장에서는 여전히 옵저버나 청년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나 협상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적어서 결국은 협상테이블 바깥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따랐다. 결국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은 무기력함에 지쳐갈 때쯤 회의 참관 마지막 금요일에 마주한 Strike를 통해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협상 결과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큰 움직임이 되기엔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현실이란 걸 잘 알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몸소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행진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많은 이들의 열정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칠레가 의장국임에도 칠레만의 특색을 발견하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스페인의 배려는 다양한 곳에도 숨어있었지만, 개최지가 스페인 마드리드임에도 마드리드의 강한 특색으로 인해 의장국인 칠레가 묻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절제하는 듯한 배려심이 엿보였다. 많은 이들과 호흡하며 함께 한 COP25에서는 이처럼 많은 이들의 배려와 열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가 본 7일간 COP25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미처 다 보지 못한 부분들 속에는 다양한 인사이트들이 담겨 있으리라 확신한다. 모든 것을 다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은 역시나 남지만, 내가 본 일부의 모습만이라도 누군가에겐 진귀한 간접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짐작해보며 이 후기를 마치겠다.
1
0
44

Ranhee Kim

More a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