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개요>
· 날짜: 2019.09.01 (일요일)
· 장소: 송정 해변
· 시간: 오전 9:15~ 10:10
· 참여: 김용규 대표님, 홍철민 PD님, 빅웨이브 김소정
홍철민 PD: 안녕하세요 대표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에 편하게 답변해주세요.
Q. 원래 살던 곳은 어디인가요?
서울에서 계속 살았어요. 2014년부터 스쿠버 다이빙 일을 시작하면서 경기도와 동해 바다를 왔다 갔다 했어요. 2017년에 바다 보호활동을 하기 위해 강릉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Q. 기존 살던 곳과 달라진 점은요?
바다와 가까워져서 좋다는 점입니다. 도시로 돌아가면 항상 바다 생각만 했었는데요, 지금은 정말 바다가 옆에 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인 듯 합니다.
Q. 바다를 동경하는지?
그런 것 같네요(웃음).
Q. 2017년에 이 바다에 왔을 때 쓰레기 상황과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처음 왔을 때의 쓰레기들이 아직 같은 장소에서 비슷하게 나옵니다. 그동안 해양 정화 활동 등을 통해 열심히 줍기만 했지, 아직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스템까지는 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만 기존에 해안경계철책으로 닫혀있던 송정 해변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일반인들이 해변으로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경계 철책이 없어졌고, 이 해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아졌고,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쓰레기도 많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해안가 봉쇄로 인해 옛날의 오래된 쓰레기만 있었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최근 버리고 간 쓰레기까지 보게 되는 것입니다.
Q. 해양 쓰레기와 기후변화의 관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이고, 이는 결국 석유를 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화석연료를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기후변화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션카인드(Oceankind)란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는 스쿠버 다이빙만 했지만, 점차 바다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으로 보다는, 활동을 대표할 수 있는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 과정에서 ‘오션카인드’라는 이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바다'라는 말이 꼭 들어갔으면 했고, 그와 함께 덧붙일 수 있는 한 가지를 생각해 본 결과, ‘카인드’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고찰하게 되면서, 'MANKIND'라는 단어에 대해 숙고한 경험이 있는데요. '사람'에 집중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멋있게 표현한 단어인 이 단어를 떠올리며, 바다를 중심으로 해양생물과 환경을 <OCEANKIND>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kind; 친절한’의 의미를 바탕으로 바다에게 친절하고자 노력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회사를 만들었어요. 그동안 저희가 해왔던 일을 바다를 생각하는 비즈니스로 연결하여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오션카인드를 비영리 환경단체라고 생각하시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개인 사업자이며, 저희 부부가 할 수 있는 일 - 저는 스쿠버다이빙 및 사진작가, 아내는 디자인 일 - 을 하면서 바다를 보호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직원은 어떻게 되나요?
저와 아내, 둘이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사업을 하시나요?
바다 환경보호를 주제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지역 축제나 행사 때 바다 보호를 위한 부스를 제작하고,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전시와 강연도 하고, 바다 보호 메시지가 담긴 제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Q. 강좌 등 강연 기회도 많이 있는지?
지역에 있는 환경 교육 시설에서 바다 환경보호 관련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참가하는 분들에게 바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직접 해변으로 나와서 해변 쓰레기를 주워 보는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바다 환경보호 강의도 시작했습니다.
Q. 정화활동을 해본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작년, 특히 플라스틱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고, 뉴스에 보도가 많이 되면서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이런 일들이 직접적으로 내 일상과 어떤 접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시고 계신 것 같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해변의 모습을 직접 보고 정화활동에 참여해본 분들은 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더 강하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은 그 활동이 얼마나 쉽고 재미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Q. 참여자분들의 변화가 보이시나요?
확실히 변화를 느꼈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해본 분들이 '좋은 활동이고, 실제로 생각했던 것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라는 점은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그중 몇몇 분이라도 이러한 활동들을 이어나가는 것이 제가 가장 보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일명 나비효과 같은 것이 필요하기도 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해변에 나가 버려진 쓰레기를 스스로 줍는다는 것이 굉장히 일반적이지 않은' 일로 여겨지지만, 이것이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 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Q. 매번 아침마다 이렇게 강아지와 부부가 함께 산책 하시나요?
아내와 둘만 있었으면 늦잠도 자고 싶을 것이고, 매일 같이 산책을 나오지는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강아지 '타시'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것이 굉장히 큰 일과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타시 덕분에 해변에도 더 자주 오게 되고, 쓰레기를 주워야겠다는 생각도 더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동물을 키우면서, 다른 동물을 바라보는 마음도 더 커진 것 같고요. 바다에 들어가면 수많은 바다동물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그들 한 마리 한 마리가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함께하는 반려동물인 타시는 굉장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해안에서는 주로 어떤 쓰레기를 보는 지?
어떤 분들은 스쿠버 다이빙이라고 말하면, 굉장히 바다 멀리 나가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은 해안과 가까운 거리에서 합니다. 해안가 가까운 거리에서 다이빙을 하면, 실제 해안에서 우리 눈에 보이고 우리가 주울 수 있는 것들과 같은 것들을 보게 됩니다. 음료수 병, 맥주 캔, 빨대, 과자 봉지 같은 것들, 주로 휴지통에서 볼 수 있는 쓰레기들입니다. 조금 더 멀리 나가면 그곳은 어업이 이뤄지다 보니, 그 과정에서 유실된 폐 어구들을 많이 봅니다. 그물, 통발 등이 엉키거나 걸려서 제대로 수거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된 것 말입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바깥에서 보면 전혀 보이지가 않지만 속에서는 굉장히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시즌에는 서너 달 정도 매일 같이 물에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쓰레기를 아예 보지 못하고 나오는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심각성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Q. 쓰레기를 주워서 분리 배출하여 데이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쓰레기가 계속 생기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접근하기 위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는 수치화하여 기록을 남겨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말입니다. "어디 가서 쓰레기를 주웠는데 어떠하였어요"보다는, '여기에는 이런 쓰레기가 이렇게 많더라'라는 말이 더욱 설득력을 가집니다. "어느 해변에서 폭죽에서 나온 플라스틱 탄피가 5천 개가 넘게 나왔어요"라고 말을 하면 "아, 정말 심각하군요"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현재 국제적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 보고하는 단체의 일에 참여하고 있고요, 또 강릉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해 강릉의 데이터를 따로 수집하고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떠한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다 환경의 중요성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특정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기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지키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의식을 가졌으면 해요. '바다에 나오니까 정말 좋다~’라는 생각과 함께, ‘이 좋은 바다를 지켜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실제로 강릉 바다는 어떤가요?
강릉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바다인 것 같습니다. 일반인들이라면 바다를 생각할 때, 바닷가에 보이는 풍경들, 수평선의 풍경인지, 섬이 있다든지, 해안선의 모습이 다르 다든지 하는 것들을 보지만, 스쿠버 다이버들이 볼 때는 바닷속의 것들도 같이 생각하게 됩니다. 바닷속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 생물들이 다 존재하고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닷속은 굉장히 따뜻한 느낌입니다. 바닷물은 차지만, 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바다는 생각보다 굉장히 가까이에 접해 있기에, 방문하는 분들이 조금 더 가깝고 소중한 대상으로 생각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본인에게 바다란?
어려운 질문이네요. 바다는 제가 좋아하는 대상입니다. 물론 산도, 다른 자연도 좋아하지만, 바다는 조금 더 특별합니다. 겉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보다는, 실제로 바닷속에 자주 들어가는 만큼, 그 안의 많은 소중한 것들이 계속 자연상태 그대로를 유지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주고 싶고 보호하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게 되는데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하는 '환경운동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